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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악여락:Lilith Fair

한국 최초의 여성 음악 페스티발 "여악여락'이 지난 5월 27일, 연세대노천 극장에서 열렸다. '여악여락'은 여성이 음악을 하니 여성이 즐겁다라는 의미로서 미국의 여성 음악 축제 '릴리스 페어(Lilith Fair)'www.womyns.com 에서 영감을 얻어 그동안 대중 음악계에 소비자로만 인식되어 있던 여성팬들과 아직은 대중 음악계의 마이널러티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여성뮤지션들이 함께 할수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출연진은 이은미, 한영애, 이상은같은 여성 뮤지션과 3호선버터플라이, 체리필터와 같은 여성멤버가 주축이 된 록 밴드로 구성되었다.

그동안 대중음악계에서 여성들은 오빠 부대라는 이름으로 마케팅의주요 타겟으로만 취급받아왔다. 여악여락 행사는 대중 문화에서 여성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가 하는 의문에서 출발하였다. 대중음악은 의식적이던 무의식적이던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문화적 수단이다. 이날 행사는 여성 소비자들과 여성 뮤지션들이 자매애를 과시하며 그동안 소비자로만 그쳤던 여성의 잠적인 문화적 역량이 직접 생산하고 소비하는 역동적인 문화의 장으로 승화하는 한마당이었다. 관능적인 이은미의 무대를 시발로 발랄한 신세대적 감수성의 체리필터, 자폐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3호선 버터플라이와 같은 언더 그라운드의 여성 보컬이 주축이된 록밴드의 무대가 이어진후, 대지의 여신과 무당의 이미지를가지고 있는 관록있는 노장가수 한영애가 관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적 무대를 선보였다. 이 날의 피날레는 독특한 동양적 정서의 음악으로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주목받고 있는 여성 아티스트,이상은의 신비롭고 환상적인 무대로 막을 내렸다.

이날 공연장에는 여성 관객뿐 아니라 여성과 여성문화에 관심이 있는'남성관객'까지 혼연일체가 되어 어우러진 멋진 공연이었다. 다만 한가지, 미국의 '릴리스 페어'에서 처럼 여성의 문화적 위상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며 여권운동의 메시지를 담기에는 지나치게 화합

을 강조하는 페스티발이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 많은 권리를 획득하고도 그에 만족하지 않고 'Girls rule'을 지향하는 미국의 릴리스 페스티발의 공격적인 메시지에 비교하면 이해와 화합이란 먼저 투쟁을 통해 동등한 권리를 획득한 다음에 말해져도 늦지 않을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행사였다.

김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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