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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여자 여덟번째

나와 그 사람의 소통의 끈이 있는 것일까, 나는 근 7개월 동안을 그 생각에 매달렸다. 시간은 나를 이끌고, 그리고 내 주변을 소리없이 물들인 채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그에게선 호주 출장 뒤에 단 두번의 전화가 걸려 왔을 뿐이었고, 난 단호하게 그 전화를 끊었다. 그즈음, 나는 영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오랫만에 듣는 그녀의 간드러진 웃음소리였다. 우리는 저녁을 함께 했다. 오므라이스를 먹으며 입술을 아주 조금씩 움직이는 그녀를 보며 난 애벌레를 생각했다. 애벌레 무덤처럼 생긴 오무라이스가 내 앞엔 그대로 죽은 시체처럼 퍼져 있었다.

"왜 안먹어요? 맛있는데."

난 간신히 그 무덤을 무더뜨렸다. 캐찹이 묻은 붉은색의 밥알이 '이 안은 너무 답답해' 하며 소리지르고 있었다.

"나 어쩌면 결혼 할 것 같아요."

결혼? 그녀의 입에서 결혼이란 말이 나왔을 때 그 상대가 혹시 그가 아닐까 하는 불현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행히 그는 아니었다.

"얼마전에 만났는데, 돈도 많고, 차도 크고, 나한테 끔찍해요. 그거면 된 것 아닌가? 나 너무 속물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줘요."

속물이라니? 내가 과연 그녀에게 속물이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오히려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 낼 줄 아는 그녀가 나보다는 더 인생을 정직하게 살고 있는 것일텐데.

"그런데 얼마전엔 정말 간이 콩알만해 지는 줄 알았어요. 그 연휴 있잖아요. 그때 어떤 일이 벌어 졌는 줄 아세요."

그녀는 아주 진기한 상황을 얘기하기 전에 밥을 미리 다 먹어 두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는지 접시 위에 단무지 반개 만을 남긴 채 포크를 놓았다. 그리고 물을 반쯤 마신 뒤에 말문을 열었다.

"그날 제 새로운 남자 친구랑 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었거든요. 시간이 남아서 샤워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 초인종을 누르는 거예요. 깜짝 놀라 문을 열어보니 글쎄..."

내가 그토록 애태우며 잊으려했던 그가, 그 사람이 서 있었노라고 했다. 나의 그 동안의 그를 잊으려던 노력들은 그저 나 혼자만의 고통이였던 것이다. 영은 말을 이어 나갔다. 그의 손엔 수박 한 덩이와 영양제가 들려 있었다고 했다. 혼자 사느라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할 것 같아서 영양제를 한 통 샀노라고 했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표정은 불타고 있었으며, 영 또한 그의 불타는 눈빛 앞에서 자신을 제어하지 못했노라고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침대로 갔고, 남자 친구가 있는 자신은 관계를 가질 수가 없어서 불쌍한 그를 위해 손으로 사정을 해 주었노라고 했다. 그는 아주 오랫동안 그 순간을 즐겼으며 그리고 아주 많은 양의 정액을 자신의 침대에 쏟아 놓았노라고 얘기했다.

"참, 그 사람 너무 불쌍해 보였어요. 그날 내가 그렇게라도 해주지 않았으면 아마 울어 버릴 것 만 같더라니까요. 오죽하면 내가 그렇게 해주었겠어요. 그런데 그 사람 왜 그럴까요? 그리고 날 사랑한다고 하더군요. 내가 원하면 결혼 할 수도 있다구요."

그녀는 그 말 뒤에 또 한번의 간드러진 웃음을 흘렸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전화가 온 거예요. 저의 새로운 남자가 거의 집에 다다랐다는 전화를 해 온 것이지요. 정말 그때 죽는 줄 알았어요. 이미 다 지나간 일이지만요."

영은 그 말을 끝나기가 무섭게 남은 물을 들이켰다. 그리고 빈 잔을 높이 올려 들여다보며 잔이 참 예쁘다고 했다. 크리스탈 잔 속으로 비치는 그녀의 붉은 입술에서 냄새가 나는 듯 했다. 역한 냄새 말이다. 그날 그녀는 내게 왜 그런 말을 한 것일까, 아니 왜 그런 말을 하러 온 것일까.

그날부터 나는 정리에 들어갔다. 더 이상 소통의 끈을 부여잡고 싶지가 않았다. 나와는 다른 사람이었다. 완벽하게 다른 사람이였다. 그에게 나는 한갖 창녀로 존재하였다는 것, 그러나 난 그 사람을 내 모든 것이라 생각했던 것. 어찌 보면 우린 서로 다른 땅을 밟고 있는 사람들인지도 몰랐다. 디디고 서 있는 땅이 다른 사람들, 그래서 도저히 융화 될 수 없는 평행선 위에 놓인 사람들 말이다. 나의 입술을 빨면서, 내 가슴을 애무하면서도 다른곳을 바라보는 그의 눈, 난 그 눈빛을 알고 있& #50632;다. 그래서 그와 함께 있는 순간까지도 우울하고 불안했었다.

계절이 바뀌며 요즘 보이는 하늘은 을씨년스럽다. 아무리 햇살이 떠오른 날이라고 해도 여전히 하늘은 우중충하다. 기후가 내 감정에게 보여주는 예의인가? 예의. 그는 내게 예의조차 없었다. 난 한 계절을 온전히 견뎌 낸 그러나 이제와서 할 수 없이 흙에 의해 덮여지는 한마리 나무 벌레에 불과했다. 회사를 그만 두었다. 아무 말도 없이 난 어느날 오후 몇개 않되는 소지품과 노트북 컴퓨터만을 들고 회사를 나와버렸다. 그리고 나와 그의 마지막 의사 소통인 핸드폰마저 말소시켜 버렸다. 난 자유인이 되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유인 말이다. 덕수궁을 걷고 있었다. 동전 몇개를 꺼내려는 순간 손에 무엇인가가 잡혔다. 언젠가 그가 건네준 말라빠진 껌 한통이었다. 난 열개를 모조리 벗겨 왼쪽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그것을 입안에 하나씩 집어 넣었다. 처음엔 시큼한 단물이 흘러 나왔다. 난 그것들의 단물만을 삼킨 뒤 길거리에 후 후 하고 뱉어 버렸다. 참으로 후련했다. 한가지 의식을 끝낸 느낌이 들었다. 난 아무 할 일이 없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것마저도 하지 않았다면 난 살아 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살아남기 위해 소설을 썼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단지 노트북 위에 반짝이는 커서를 하나씩 둘씩 찍어낸다는 것이었다. 내 방에서 살아 있는 것은 단지 나의 손과 그리고 컴퓨터의 커서 뿐이었다.

리사


다음 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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