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한숨도 잘 수 없었다. 정말 이것이 나에게 일어 난 일 일까? 도서관 문에서 헤어질 때 지인의 뺨에 가볍게 입을 갖다대던 그의 입김으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퍼져나가던 전율이 그녀를 잠들게 하지 못했다. 파티가 있던 날 에이미를 졸라 지인을 꼭 오게 한 것도 그였고 한잔 마신 와인에 취해 정신을 잃었던 미스테리도 그에 의해 풀려졌다. 수북하게 쟁반에 싸놓고 돌아가며 피우던 연초... 그 옛날 할아버지가 긴 장죽에 넣어 피우시던 것 같은 것은 그런 연초가 아니었다. 핑크 풀로이드 음악에 심취 되어있고 베트남 전쟁 평화를 외치던 그 때의 젊은이들은 2000년도에 젊은이들이 생수 병을 가는 곳마다 들고 다니듯 캐쥬얼하게 그 연초를 가지고 다녔다. 학교와 일에 녹초가 된 지인이 빨간 와인을 한잔 마신 후 그들이 피우는 연기를 맡고 정신을 잃었던 것이다. 아이들은 그런 지인의 순진한 모습에 키득거리며 재미있어하고 마크가 지인을 차에 태워 자기 집으로 데려온 것이었다. 무거운 도서관 문을 급히 뒤로 밀고 나오다 부닥쳤을 때 지인을 내려다보던 에머랄드의 눈은 깊은 시카고 호수 가운데 색갈을 하고 있다가 지인에게 가까이 다가와서 아일랜드의 대 초원같이 넓고 부드럽게 흔들리고 있었다.
컨푸런스 룸에 꽃꽂이를 하고 남은 돈을 주머니 속 깊이 밀어 넣었다. 다섯 가지의 birds of the paradise 를 각기 다른 높이로 잘라서 까만 색의 네모난 수반에 꼽아놓으면 다른 꽃의 도움 없이 천국에 있는 새의 모양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수잔 수녀님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지인의 꽃꽂이를 칭송 해대고 3시간 도서관에서 일하는 만큼의 돈도 남아, 학교 모든 곳에 있는 꽃꽂이를 한다. 그러나 지인은 다음 해에 또 피어 날 수 있는 나무의 꽃과 달리 한번 피어난 꽃들의 생명을 잠깐 바라보기 위해 꺽어버리는 잔인한 행동을 하는 것 같아 꽃들에게 늘 사과했다. " 새로 다시태어나 너희들을 위해 노래를 불러 줄거야1x" 퍼드득 정신을 차려 자른 가지를 서둘러 모으면서 크레스 룸으로 들어가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어제밤 술을 홀짝홀짝 들이키며 재잘거리던 에이미의 하얀 얼굴이 푸른색을 띄고있고 그녀의 뾰족한 턱은 아래로 처져 있었다. 오늘 매비앙코 교수의 미생물 실험이 없었다면 분명히 크레스를 빠졌을 것이다. 그러나 10번 있는 실험에 한번이라도 빠지면 학점을 주지 않는 '매비앙코 법칙'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실험실의 심한 크로락스의 냄새만 아니였다면 지인은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15분의 부레이크 이외에 3시간동안 계속되는 실험시간은 30년처럼 느껴졌다. 실험실을 나오기 전 에이미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이미는 평소보다 느린 말투로
"너 이제 로욜라 Univ.에 좌악 소문 날 꺼다. 왕자님한테 업혀 갔으니...호호..."
그러나 지인은 그녀가 자기를 질책하거나 비방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으응, 아무 일도 없었어"
"나 집에 가서 한잠 잘꺼거든? 너 이따 저녁에 나한테 다 말해야해 O.K?"
"아무 일도 없었따니까, 그리고 나 윌로비 일하는 날이야 오늘저녁..."
" Oh, sure..." 에미는 지인이 아무 일이 없었다는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그녀를 향해 귀엽게 눈을 흘겨댔다. 에미가 자기 차에 오르자 지인의 몸에도 힘이 주욱 빠져나가며 피곤이 몰려들어왔다.
진한 에머랄드의 눈은 그녀의 얼굴에 멈추어 있었다. 그녀 전체를 빨아들일 것 같은 강열함에, 가늘게 몸을 떨었다. 그의 부드러운 손길은 흰 카튼 셔츠의 단추를 풀어, 그녀의 떠는 어깨를 조용히 감싸 앉았다. 그녀는 그의 흰 손은 들어 우유빛 젖가슴에 살풋이 올려놓았다. 그의 손끝이 약간은 떨리는 듯하며 그녀의 분홍빛 젖꼭지를 더듬었다. 그는 고개들 들어 그녀의 눈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아주 깊은 저 곳으로... 그의 귓가를 스치는 숨결에서 박하의 향기를 느꼈다. 그리고 박하향기를 뿜는 그의 입술을 그녀의 입술에 올려놓았다. 잠시 그녀의 입술을 누르다가 조금씩 깨물기 시작했다. 자근대는 아름&
#45796;운 통증은 그녀의 혀 밑으로 밀어 넣는 또 하나의 혀와 얽혀,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의 박하 향 나는 숨결과 허니의 맛을 지닌 액체를 마음껏 빨아들였다. 그것은 아기가 눈을 감고 엄마의 젖을 빨고있는 달콤한 정경과도 같았고, 두 마리의 물고기가 엉켜 사랑의 댄스를 추고 있는 것 같이도 보였다. '아... 1x' 그는 작은 환성을 질렀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그의 머리카락은 의외로 차가왔다. "앗1x" 지인은 가슴에 얹힌 손가락 사이에 끼어있는 magnolia의 꽃잎을 내려다보았다. 나무 밑에서 잠깐 책을 읽다가 잠이 든 것이었다. 시계를 보니 4시가 지난 윌로비에 가 있어야 할 시간이다. 아직도 몸이 나른하다. 빨리 일어나야 하는데... 마그놀리아 꽃잎들이 바닥에 핑크빛 카펫을 깔은듯 떨어져 쌓여 있었다. 몸에 떨어진 꽃잎을 털고 일어나는 지인의 눈에 누군가 손을 흔들며 뛰어오고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그 모습은, 더 빨리 그리고 가깝게 그녀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단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