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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와남자
남자의여자 일곱번째

첫 번째

물론 회사엔 연락도 하지 않았다. 내가 속초 민박집을 잡고 나서 을진이의 헤어진 남자친구에게전화를 했다.

"아, 저는 저 을진이 친구 하린이예요."

"그런데요?"

그 남자의 목소리는 을진이의 이름이 불리워지는 순간 차갑게 변해 있었다.

"을진이가 무척 힘들어하고 있어요. 당신을 만나고 싶어해요. 지금 우린 함께 속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 남자의 날카로운 음성이 전해져 왔다.

"왜요, 그럼 내가 다른 여자 한명 데리고 그곳으로 갈까요? 우린 끝났어요. 을진이가 그렇게 말했어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사랑하는 사이 아니였나요? 지금 을진이가 당신을 필요로 하고 있어요. 다시 시작하면 않되나요? 다 한번씩은..."

"우린 서로 많이 다르고 많이 노력했는데 어쩔 수 없습니다. 전해 주세요. 혼자서 잘 견뎌내라구요. 다 을진이를 위해서 이러는 겁니다. 초면에 실례가 많았습니다."

뚜뚜뚜, 먼저 전화를 끊은 것이다. 그녀의 눈은 촛점을 잃어 가고 있었다. 밤새 을진이는 울기만 했다.

"그 사람 자존심 하나로 사는 사람이야. 절대 한번 헤어진 여자랑 다시 만나지 않는데, 아마 죽을 때 자존심 그러면서 죽을 남자지."

을진이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넋이 나간 사람처럼 조그만 창문을 통해 비쳐 오는 바다를 하염 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난 아무 말도 해 줄 수가 없었다. 그 순간에도 난 또 그를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지금쯤 전화를 걸어 내가 없어졌음을 눈치챘을까?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까? 나의 망상은 점점 크기를 더해가고 있었다. 아주 먼 곳에서 파도가 휘몰아치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청승맞은 육자배기 가락처럼 가슴을 후벼파는 소리였다. 그리고 우리는 그곳에서 4일을 더 묵었다. 아무 것도 하지않은, 아니 할 수 없는 그저 시간이 우리를 끌고 다니는 나른한 날들이었다.

"하린아, 나 돌아가고 싶어. 가서 그 사람을 찾아갈꺼야. 왜 우리가 다시 만나면 안되는 것인지 들어 볼꺼야. 우리 정말 사랑했었는데... 그렇게도 날 사랑한다던 그가 왜 갑자기..."

"헤어지자는 말을 먼저 꺼낸 것은 너였잖아."

그녀의 눈빛이 허공 중에서 너울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우린 그날 밤을 달려 서울로 입성했다.

회사에서는 내게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 그저 내 책상위에 편집장이 쿵 하며 교정지 세뭉치를 떨궈 놓았을 뿐. 그의 메모는 올려있지 않았다. 어디 출판사 누구누구 작가 등등 전혀 눈 안에 들어 오지도 않는 이름들만이 메모지 위에 갈겨져 있을 뿐이었다. 그에게 전화가 온 것은 그후로 3일이 더 지나서였다.

"여보세요, 어, 나야, 잘 있었지. 나 말이지, 1주일 동안 호주로 출장 떠난다. 갔다 와서 연락할께."

"나, 여행 갔다 왔어, 속초로. 4일간."

"어 너도 잘 나가는구나. 누구랑?"

"아는 친구랑."

"그래 그럼 나 지금 바쁘고, 내일 떠나거든. 5시 비행기야. 정리할 것이 많다."

그렇게 자신의 할말만을 남긴 채 그는 전화를 끊었다. 전화기, 그저 사람의 목소리만을 전해주는, 아무런 감정도 담고 있지 않은, 하얀색의 전화기는 그저 덩그러니 그 자리에 놓여 있었다. 그때 다시 벨이 울렸다. 난 한번의 벨이 채 울리기도 전에 전화기를 낚아챘다. 을진이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풀이 죽어 있었다. 하지만 느낌이 조금 달랐다.

"그저께 찾아갔었어. 차가울 줄만 알았던 그가 날 안아주더라."

"어머, 그래 다시 잘해보제?"

"응, 글쎄, 아직까지 날 사랑한데, 너무 사랑한데, 그런데...그런데 문제가 있데, 그 2주 동안에 여자가 생겼어, 너무 외롭고 힘들고, 그래서, 견디기 힘들었데, 그래서 자기만을 위해 줄 것 같은 아주 착한 여자에게 정을 주었나봐."

난 할 말이 없었다. 겨우 2주만에, 헤어진지 겨우 2주만에 다른 여자를, 그것도 단지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것이 남자였던가. 을진이가 사경을 헤매고 가시나무처럼 말라갈때 그 남자는 새로운 여자와 새로운 사랑의 밀어를 나누었단 말인가. 난 참을 수가 없었다. & #44536;런 나에 반해 을진이는 아주 담담했다.

"오늘 그 여자를 정리하겠데, 헤어지자고, 날 떠나서는 불행할 것 같더래. 찾아가지 않았으면 아마 우린 그대로 끝장이었을거야. 너무 다행이지. 그런데 기다려 달래. 정리가 될 때까지. 너무 불안해 "

을진이는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겪었던 아픔들을 모두 잊은 채 배신감 마저도 그녀 안에서 삭여 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를 이해한다고 까지 했다. 자신을 다받쳐 사랑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무리 똑똑한 여자도 사랑 앞에선 가장 무기력하고 나약한 존재로 변하게 만드는 사랑. 도대체 그 사랑이 무엇이기에 나도, 그리고 을진이도 이렇듯 허우적 거리고 헤어나오질 못하는 것일까.

"그런데 하린아, 나 너무 슬프다. 그 사람이 사귀었다는 그 착한 여자는 오늘 밤 내가 걸었던 그 지옥의 길을 걸어 갈테니까. 내가 가봤잖니. 왜 우리 사랑은 이렇게 고통스러운 거니. 그 여자 생각을 하면 너무 슬퍼져."

그날 밤 을진이는 다시 전화를 걸어 왔다. 이번엔 아주 생기발랄한 목소리였다. 그가 전화를 걸어 왔노라고 했다. 이젠 다시 헤어지지 않기로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리고 아주 많이 사랑할거라는 말도. 난 그런데 왜 그 순간 쓸쓸해졌을까. 힘없이 을진이의 전화를 끊고는 줄담배를 피웠으니 말이다.

아침 일찍 내가 그토록 빠져 나오지 못하는 그의 사무실 지하 카페로 찾아갔다. 호주로 출장을 떠나기 전 난 그의 얼굴을 꼭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가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허겁지겁 내게로 달려 왔다.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으며, 무척이나 밝은 표정이었다.

"야, 차 시키자."

난 메뉴판을 들여다 보다가 커피를 주문했다. 그리고 얼굴을 들었다. 그때 내 눈에 띈 것은 노란색 티셔츠 위에 묻혀져 있는 붉은빛의 립스틱 자국이었다.

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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