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광경은 곡 가서 봐야 이해가 간다.
말만 장을 보는 곳이지 사실은 연속극 보는 것 같이 모두들 숨어서 뭔가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야릇한 곳이 이 그로서리다. 내가 가본 이 그로서리는 샌프란시스코 한 동네에 위치하고 있는 젊고 부유한 사람들이 쇼핑을 하는 곳이다. 그곳에서 손님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려고 했다고 비방하려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 일어나고 있다고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다. 차를 타고 다니다 한 번 가 보았었는데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쇼핑 장소로 언젠가는 다시 들려 쇼핑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하긴 나는 무얼 보기만 하면 그것이 옷이던 음식이던 사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지만). 그런 얼마 후에 그로서리에 다시 와 보니 "20대에 젊은 벤처 사업가를 잡아야지" 하고 몰려든 인간들이 모두 딱끼는 스팬덱스 쫄쫄이를 차려입고 장을 보고 있었다.
사실은 나 역시도 매거진에 나오는 모델이 입는 것처럼 유행을 따라(InStyle) 똑 같이 차려 입고 나섰다. 이해가 잘 안 가신다면 매거진 피플(People)에 나오는 사람을 연상하시면 된다.
내가 멋져 보이는 주위 사람들 사이를 돌아 다니다 한가지 알아낸 것이 있다. 여기 모인 사람들 모두가 똑같은 일을 되풀이해서 하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사실 사람들이 장을 보러왔지만 장보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것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사는가(안사는가)에만 더 신경을 쓰고 있었다. 남자들은 여자들이 무슨 다이어트 소다 집는 것을 보고 있었고,그 여자들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한편, 여자들은 체중이 느는 음식 종류가 있는 선반쪽으로 가기보다는 야채부로 몰리고 있었다, 그리고 싱싱한 과일이나 야채를 사는 남자를 주위 깊게 찾고 있었다.
아1x 나는 그 때 금방 그것을 깨달았다. 일이 이렇게 돌아가는 구나? 사람을 만나는 기준이 장바구니에 무엇을 올려놓는 것에 따라 정하는 시대에 이르러 무엇을 먹느냐에 관해 사람을 판단하는구나? 생물학자 다아윈이 말한 것 같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환경이 바뀌고 드디어 장을 보는 그로서리도 사람을 고르는 곳으로 전락 된것일까?
무엇보다도 날 괴롭히는 일은, 이런 사회적인 변화들을 우리 모두가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로서리에 그렇게 멋있고 잘난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것을 보고 그져 "아마 이 지역에는 이런 사람들만으로 다 모여 살고 있나보다"하고 생각했던 내가 우습게 여겨졌다. 늦게나마 여기모인 멋진 사람들이(적어도 옷을 차려 입었으니 겉으로는 그렇게 보였다) 여기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 몰려와서 쇼핑을 하는 척 하는 것이구나 하고 깨달은 것은 다행한 일이다.
체크 카운트로 가서 계산을 하려고 할 쯤에, 온몸의 힘이 다 빠져 버렸다. 21세기를 맞이 해야하는 우리들이 데이트를 이런 식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지치게 했다. 물론 사기 좋와하는 내 장바구니는 말 할 것도 없이 싱싱한 과일과 다이어트 소다로 가득 채워졌지만 뒷맛이 씁씁한 그로서리 쇼핑이었다.
어뮤라 라자고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