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톰하면서도 살포시 입꼬리가 올라간 섹시한 입술표정으로 짐짓, 기습적인 키스세례를 받을 것 같은 한국의 여배우 김혜수(http://yahoo.kr/Entertainment/Acter-and-Actresses/Kim-hye-Su)는 언제나 자신의 입술보다 커다랗게 립스틱을 바른다. 립 라이너를 진짜 입술선보다 바깥으로 그린 다음에 그녀만의 내추럴한 메이크업 트랜드(www.beautynet.co.kr)인 립글로스만 하나 발라서 건강하게 표현한다. 그런데 립글로스 역시 입술을 더 크게 보이게 하는 효과를 가졌기 때문에 김혜수의 입술은 다소 도발적으로 보일 때가 많다.

입술은 역시 도톰해야 매력적이다. 현대판 신데렐라를 그린 영화〈프리티 우먼〉이 히트한 후에 주인공 줄리아 로버츠의 양쪽 어금니가 한 번에 보이는 커다란 입술과 시원한 웃음이 많은 여성들의 부러움을 샀었다. 하지만 만약 줄리아 로버츠의 입이 크기만 하고 입술이 도톰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상쾌하지 않았을 것이고, 만약 그보다 더 두꺼웠다면 좀 징그러웠을 지도 모를 일이다.

프랑스 쪽으로 건너가도 마찬가지다. 여배우 베이트리스 달에게서 눈을 뗄수 없었던 영화〈베티 블루 37.2〉도 마찬가지다. 앞니가 벌어진 두툼한 입술이 아니라면 그녀가 그렇게 강렬한 인상을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도톰한 입술이 그만큼 표현력을 증폭시킨다는 반증일 것이다. 예를 들어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 입술을 약간 내미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사 전달이 가능하다. 기분이 좋다는 표시 역시 입꼬리를 약간 올리는 것만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동서양을 불문하고 여자의 커다란 입은 금기였다. 예나 지금이나 큰 입은 적극적이고 활발한 성격을 나타내는 것이었고, 얌전하고 조신한 게 여성의 기본이었던 과거의 큰 입은 환영할 것은 못되는 항목이기 때문이었다.

큰 입이나 이빨을 보이면서 웃는 건 남성에게도 마찬가지로 금기 사항이었다. 영국의 신사 체스터필드 경이 아들에게 슨 편지에는 "네게 웃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두어야 겠다. 진심으로 바라건대 간혹 미소짓는 건 괜찮겠지만 살아있는 동안 웃는 소리만은 내지 말아라. 소리내어 웃는 것처럼 저속하고 교양없는 행동은 없다"라고 적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입술은 타인과 소통하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면서 가장 에로틱한 신체 부위이기도 하다. 입술은 신체에서 가장 신경세포가 많이 분포되어 있는, 이런 이유 때문인지 입술화장 풍속은 고대부터 시작되었는데 이집트 시대에는 입술에 진홍색 색소를 발라 강조했고, 고대 중국에서도 발간 연지를 입술에 발랐다. 때문에 화장품을 바를 수 없는 여자들이 남자를 만날 때는 입술을 이빨로 깨물어 붉게 만들었다. 빨간 입술은 주변의 하얀 피부와 대조되어 확실히 매력적이기는 하다.

하지만 예뻐보이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많은 여자들이 죽기도 했다. 여자들이 입술에 발랐던 붉은 푸쿠스는 사실 강한 수은 염색제였는데, 음식과 함께 혹은 말을 하면서 삼키게 돼 많은 여자들이 수은중독으로 죽었다. 지금은 립스틱에 입술 보호제가 들어 있는 게 기본이 되었으니 일생 동안 수십개의 립스틱을 먹는다는 남자들도 걱정할 이유가 없게 됐다.

이 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