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귀여운 여인 (PRETTY WOMAN)](주연: 리처드 기어, 쥴리아 로버츠)에서도 보라. 리처드 기어의 지갑 속에서 돈을 꺼내는 솜씨는 스크린 앞에 앉아있는 세계의 뭇 여성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일류 호텔과 레스토랑의 지배인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리차드 기어의 지갑 꺼내는 솜씨, 그리고 멋진 의상과 구두로 쥴리아 로버츠의 마음을 사려하는 그는 결국 진정한 사랑의 마음으로 그녀 곁에 다가서는 헤피엔딩이지만, 어쨌든 영화를 보고 나서도 오래도록 리차드 기어의 지갑 꺼내는 솜씨가 기억되는 영화 가운데 하나다.
'지갑'은 물론, 호주머니 속에 있기 마련이지만, 나는 가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갑을 보곤 한다. 그러한 시간들은 주로 돈의 매커니즘이 적용되는 시간이며, 그 시간이 어떤 것인가를 파악하는 것은 위악을 가리는 일처럼 단순하지 만은 않다. 심리적이며 사회적이고 '계산적'이다.
경제력이 종종 지갑의 가치와 혼용된다는 가정 아래서 보자면 지갑을 빈번히 드러내는 이유도 그것을 숨기는 이유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다.
이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