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랜캐넌을 가 볼때마다 크랜캐넌이 얼마나 장대한 곳인가를 느끼고 숙연해한다. 얼마전에 유타에 비즈니스로 갈 일이 있어 한 번도 그랜캐넌을 본적이 없는 아내 줄리아를 동반했다.
프로보 비행장에서 600 마일을 자동차를 몰고 첫 날 유타에 다아 그랜캐넌에 도달했다. 항시 '가는 날이 장 날' 이라고 그 날 따라 폭설이 산 에 내려쳤다. '아리조나 사막에 폭설이 될법이나 한 소리' 라고 독자들이 하실지도 모르나 우리가 있는 해발 7000-9000 피트에 솟아있는 산악지의 기후는 우리가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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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쏟아지는 산길은 걷기에 힘들고 운전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였다. 아름답게 쌓여진 눈 사이로 진한 소나무의 향기는 풍겨 나오고 사이사이를 거니는 하얀 꼬리에 예쁜 사슴을 볼 수 있었으나 캐넌은 볼 수 없었다.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걸 보려고 그랜캐넌에 아내를 데리고 왔을까하고 생각하며, 아내가 실망하는 모습을 눈치 채었다.
절망적인 기분에 빠져버렸으나 "할 수 없지" 하며 조금이라도 푸른 하늘이라도 보일세라 산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혹시나 하고 이리저리 안탑까운 마음으로 차를 몰고 산 벼랑 끝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기를 반복 해 댔다. 산 아래 펼쳐진 구름으로 덮힌 하늘이 한 조각이라도 겉혀져 캐넌을 보길 간절히 바라며 우리 둘은 애를 태웠다. 하늘이 보일 듯 말듯 할 때 마다 이번에는 캐넌을 볼 수 있겠지 하고 기대를 걸어보면서 줄리아를 차에서 끌어 내렸다. 그러면 그럴수록 아내의 실망은 점점 더 해갔다. 아내는 거의 짜증을 내기 시작 하였고 프로보 비행장으로 돌아가 비행기를 타야하는 압박감이 들기 시작 했다. 지금 유타 공항으로 떠나도 비행기를 놓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캐넌을 볼 때 까지 절대로 돌아가지 않을 꺼다" 라고 외치며 다시 한번 푸른 하늘의 한 점이라도 찾아 헤메일양 동동 걸음으로 산을 오르 내렸다. 조금후에 차를 파란 빛이 삐죽히 비추는 하늘 모서리와 절벽이 맞닿는 곳에 바짝 대었다. 그때까지도 구름은 절벽 밑으로 잔뜩 끼어있었다. 그러나 나는 아내에 손을 끌고 전망대 끝으로 나갔다. 아내가 나보고 '돌은 녀석' 이라고 큰 소리로 악을 썼다.
우리가 서있는 절벽 끝까지 구름은 잔뜩 끼어 있었고 우리둘은 불어대는 산꼭대기의 바람에 몸을 떨었다. 더욱이 지금쯤 놓쳐 버린 비행기를 생각하고 한숨을 쉬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분명히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 우리는 동시에 깨달았다. 신의 이름으로 캐넌 속을 덮고 있던 구름은 서서히 걷혀지고 있었다. 신이 창조한 최고의 걸작을 우리에게 보여주려는 베일이 올려지고 있었다. 누군가 캐넌 한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서서히 베일을 걷어 내고 있었다. 화가의 최고의 작품이 보여지려고 커튼이 젖혀 지는듯 했다. 선명한 절경은 돌 조각을 깎아 놓은듯 서 있고 저 만치 절벽 아래로 흐르는 푸른 터키석칼러 강물이 손을 뻗치면 만져질 듯 느껴졌다. 강물의 차가운 느낌과 청결함은 내 가슴을 타고 강렬히 흐르기 시작 했다.수 만년을 지켜온 발 밑아래 웅장한 계곡은 적갈색 벽돌색과 청록색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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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을 넘게 수 십 번에 이르러 캐넌을 방문하였지만 이번만큼 선명하게 캐넌 전체를 본 적은 없었다.
더욱이 이런 경로를 걸쳐 보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옆에 있는 외국인들이 박수를 치는 소리에 화드득 정신이 났다. 그리고 박수이외에 또 하나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더니 아내가 엉엉 울고 있었다. 내가 놀라 "왜 우니? 뭐가 잘못?니? 하자 아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이런 것을 본 것은 처음이라서..." 하며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그 절경이야 말로 거대한 신의 나라이다 1x1x1x
데이빗 슬론
Photographs courtesy Roy Slovenko of Mammoth Studios,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