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엉덩이를 현란하게 흔들어대면서 춤을 추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60년대 엘비스가 등장했을 때 엉덩이를 회전시키며 앞 뒤로 흔드는 춤은 보수적인 미국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 주었고 그가 등장했던 초기에는 텔레비전에서 그의 엉덩이 춤장면이 모두 삭제된 채 방영되기도 했었다. 또 영화가 발명된 초기에는 '춤추는 여인들의 배꼽을 보여주는 모든 무용 장면을 삭제한다면 성인용으로 배포할 수 있다'라는 검열기준이 적용되기도 했다.
허리를 내놓는 것, 세기말의 길목에서 동서양 구분할 것도 없이 "별 것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원피스 수영복과 비키니의 느낌이 하늘과 땅 차이인 것처럼 허리의 노출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가리고 살아가는 아랍권의 여성들이 유독 허리만 내놓을 수 있는 것, 그리고 허리를 격렬하게 흔드는 배꼽춤이 이곳에서 발생하게 된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컬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 유래를 알아보면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기록에 따르면 배꼽춤은 왕의 후궁들을 모아두었던 하렘에서 유래되었는데 권태로움에 빠진 왕에게 직접적으로 성적인 행위를 연상시키는 어떤 장치가 필요했고 그중에서도 허리를 흔들어 배와 엉덩이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만큼 확실할 수는 없었다. 이 배꼽춤이 왕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위력을 발휘했고, 급기야 성적 자극을 극도로 주기 위한 방편으로 허리노출까지 서슴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물론 남성의 아름다움과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분명히 구별되어 있지만 가는 허리를 선호하는 건 남녀구별이 없는 듯 하다. 가는 허리와 단단한 엉덩이, 다부진 어깨가 이루는 역삼각형의 몸매가 남성들의 이상형이기 때문이다. 여성들에게 출산이라는 복병이 있는 것처럼 남자들에게는 결혼이라는 좀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몇몇 고대 문명권에서는 남성들도 코르셋을 착용했고, 19세기에는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남자들도 코르셋을 입는 게 보편화되었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
최근 여성들이 가장 듣고 싶어하는 찬사는 '예쁘다'거나 '아름답다'가 아니라 '섹시하다'라고 한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남자들에게 가장 강력한 성욕을 불러 일으키는 여성의 몸 부위는 '허리'라고 하니 여성들이 얼굴보다 허릿살 빼기에 열중하는 것도 당연한 듯 싶다. 그러나 과거처럼 몸을 움직여야 하는 일보다는 책상에 앉아 있는 일이 많고, 특히 곡물을 많이 섭취해 장의 길이가 서양인보다 길고, 장에서 음식이 머무는 시간이 많은 동양 여자들이 배를 납작하게 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숨을 잔뜩 들여마시고 내뱉지 않은 채 계속 있을 수 있다면 모를까?
이 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