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입에서 나오는 하얀 김은 어둠을 타고 오른다. 상쾌한 밤이다. 목을 뒤로 젖혀 밤하늘을 쳐다본다. 목을 갑자기 뒤로 한 때문일까, 아니면 어제부터 입안이 터지고, 목구멍이 부어 오르더니 그 때문일까? 계속 잠을 자지 못한 까닭임이 분명하다. 목을 살짝 끌어 바른쪽 어깨를 향해 대어 본다. 다시 왼 쪽 어깨를 향하여 눕혀 본다. 뚝 하고 소리를 내면서 조금 시원하게 느껴진다. 다시 목을 젖혀 먼 꼭대기 하늘에 별들을 바라본다. 손을 뻗치면 닿을 수 있을 것 같은 별, 북두칠성이 저거지? 오늘은 좀 작아 보이는게 아마 옆집 카페시오 별에서 무슨 잔치를 하나보다. 내 등 뒤 저 속에 아직 남아서 떠드는 아이들처럼... 작은 고양이가 어디선지 나와 쿵쾅 데는 '윌로비'의 음악 소리에 잠을 설쳐 버렸는지 무거운 얼굴을 하고 가로등 밑으로 걸어가고 있다. 깨어난 김에 또 쓰레기통을 뒤지러 가는가보다. 불쌍한 것, 아까 잘못 구어진 T- bone 스테이크를 누가 버린 것 같았는데... 북두칠성이 왼쪽으로 나를 딸아 걸어온다.
" Jean, 너 먼저 가라, 내가 레오하고 치우고 갈께, 라스트 콜(last call) 아까 서브 했거던..." 제인이 내 손에서 유리잔을 뺏으면서 나를 떠밀었다. " 저것들 죽어도 한 시간안에 붸아 내기는 글렀어, 내가 너 한테 분명히 그랬지? 12시 조금 넘으면 라스트 콜 주라고" 내가 악을 쓰듯이 제인을 쏘아보며 말했다. "오늘은 꼭 그럴려고 했는데 크리스가 와인 쎄일즈 맨 하고 그때가지 앉아 있었어... 레오1x 너도 봤지 응? 응?" 제인이 구원이라도 청하듯 스피커 밑에서 깨진 마그리타잔을 줍고있는 개기름이 흐르는 레오의 얼굴을 향해 소리쳤다. 누군가 마그리타잔을 백팩에 훔쳐 넣으려다 떨어뜨린게 분명하지, 여섯개 까지 거기다 넣고 기숙사에 가서 자랑을 해 대는 것을 봤으니까. 레오는 제인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9시 조금 넘어서부터 크리스 몰래 와인을 홀짝홀짝 마신 터에다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 노래를 입 속으로 딸아 부르고 있었다. 하느님이 지금 그 녀석을 부른들 그 음성이 마이클 잭슨의 목소리 보다 더 잘 들릴 리가 없다. 'No Way'. "너 3 시전에 집에 들어가기는 다 글렀다" 내가 어금니를 비비며 고개를 저으며 제인에게 말했다. 손은 재빠르게 레지스터 키를 누르며 눈은 연신 맞은편 저쪽에 있는 무대를 보고 있었다. 도저히 금방 깨질 판이 아니다. 여자 아이들의 홀터 탑이 흔들어 대는 몸 때문에 젖꼭지 반 아래로 내려져 와 있다. 로욜라 대학 얼굴인 케니가 손가락에 침을 무쳐 반쯤 노출된 수잔의 젖 꼭지를 뱅뱅 돌려대면, 수잔의 엉덩이는 더 빠르게 움직여진다. 아무도 개의치 않고 떠들어댄다. 보드카를 좀 많이 넣고 옥수수 시럽 비슷한 맛인 트리플 색을 넉넉히 붓고, 싱싱한 라임을 짜서 파우더 슈거와 섞으면 새콤하면서도 톡 쏘는 맛을 내는 카미카제라는 술이 된다. 소주잔에 하나씩 채워 여자아이들이 '살룻'을 외치며 높이 올린 잔을 급속도로 내려 입에 쏟아 붓는다. 이렇게 몇 차래 돌아가며 아이들은 연거퍼 카미카제를 들이킨다. 이번 주말 학교 채플 고해성사에 수잔을 비롯한 아이들이 번호표 들고 서 있겠군. "존경하는 토마스 신부님, 제가 이번 목요일 밤, 아니 정확히 금요일 새벽에 기숙사를 들어가지 않고 케니 친구방에 보낸 것은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친구의 권유로 마시고, 댄싱을 하다 일어난 일입니다. 술이 너무 취해서 우리 셋이서 무슨 일을 했는지는 잘 생각이 나질 않으나 기필코 다시는 기숙사 밖에서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결심했습니다." 적어도 다음 주말까지는 말이다. 핑크후로이드 '벽:Wall'에 이어 '톰 죤스의 '딜라일라'가 나오자 무대와 옆 테이블에 있던 아이들이 다 딸아 노래를 부른다. 얼마나 취했으면 노래 부르기 싫어하는 남자아이들도 목청껏 딜라일라를 소리쳐 부를까? 제인이 또 채근을 해댔다. "지인, 빨리가1x 너 금요일마다 7시 반 '매비앙코 크레스 있잖아?" " 그래 큰일이다. 그 악질, 이번에 걸리면 큰일인데... 챕터 파이브 다섯 페이지도 아직 못 읽었거든... 야, 이리와" 나는 제인을 끌어당겨 10불 짜리 지폐 두개를 주머니에 쑥 밀어 넣어 주었다. "야 ~ 나도 오늘 팁 많이 벌었어..." 나
5716; 또 한번 제3
064;의 조금 뚱뚱한 몸을 쏘아보았다. 약간은 다정하고 측은한 눈으로.
Shit1x late again1x 아침에 10분을 더 자는건 저녁에 10시간 자는 것만큼 달콤하다. 일초에서 육십 초까지 세고, 또 일분이 지났다. 그렇게 10 분 동안 열번 쯤 반복해 댄다. 이건 더 자는게 아니다. 그냥 눈감고 들어 누워 받는 살아서 체험하는 지옥이다. 벌떡 일어나 인디아나 자동차 경주하는 곳보다 더 빨리 드라이브해서 학생용 파킹장으로 들어간 후 거의 맨 끝 줄에 아무렇게나 차를 대고 뛰기 시작한다. 숨을 몰아쉬고 가만히 실습실 문을 밀어본다. 삐-거억, 약품 냄새가 목줄기를 타고 내려가더니 반쯤 감고 운전하고 달려온 눈과 코 구멍이 알코홀 냄새에 닿아 펑 뚤려 버린다. 문소리에 아무도 고개를 돌리지 않는 것은 '매비앙코' 교수 생물학 시간에 닫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이는 이 세상에 지인을 제외하곤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고있다. 몇일전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아이들이 점심을 먹으며 재잘댔다. 고딕으로된 높은 천장에서 내려온 부드러운 불빛과 하얀 실버는 각을 이루고 지인 얼굴에 반사된다. 커다란 그녀의 눈망울은 누군가를 찾는 듯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매비앙코 너한테 약점 잡혔니?" 노랑머리 마샤가 광대뼈가 솟아있는 지인의 발그레한 양볼에 얼굴을 바싹 들이밀었다. 까르르... 계집애들은 몸을 까딱이며 들고있던 포크를 탕 탕 탕 쳐대며 발을 구른다. 옆에 있는 빨강머리 쥬리는 빨리 대답하라는 양 지인의 다리를 테이블 밑으로 툭툭 쳐댄다. 트레이를 들고 어디에 앉을까 망설이던 립스틱 수녀님이 미간을 조금 찡그린다. 데미아노 수녀님은 항시 색깔있는 립스틱을 발르면서 립그로스(입술 보호제) 에 색깔이 들어있어 색깔이 붉게 보인다고 주장해서, 우리들은 '데미아노 수녀님' 대신 'Sister Lipstic' 이라고 부른다. 지인의 눈이 로메인 상추를 씹으며 립스틱 수녀님에게로 멈췄다. 가늘고 알맞게 큰 입이다. Hum...Not bad. 립스틱 실컷 바르게, 그냥 살지 왜 수녀가
을까? 빨강머리가 또 한번 지인의 다리를 테이블 밑에서 건드렸다. " 으응, 뭐? 뭐라구 마샤?" " 매비앙코 너한테 약점 잡혔냐고." 아이들은 지인에 입에 초점을 맞춘다. "으~응, 나하고 꼭 한번 자고 싶다 그랬어."
의자를 가만히 들어 올려 앉았다. 그래야 소리가 나지 않으니까. 매비앙코 교수는 칠판에서 얼굴을 돌려 코 끝에 건 돋보기 넘어로 잠깐 돌려보곤, 다시 백목으로 팔 윗부분과 삼각형 어깨에 대한 근육의 이름들을 갈겨 써댔다. '델토이스, 트라이셉, 그 밑에 휴머스...' 의사가 될 것도 아닌데 왜 이런걸 배워야하나? 갑자기 쓰기를 마친 그가 백목을 칠판 끝에 탁 내던진다. 반 동강이난 백목 한쪽이 바닥 저쪽으로 흘러간다. 매비양코 교수는 하얀 파우더 묻은 손끝을 연신 비벼대다 성에 차지 않는 듯, 두 손을 맞잡아 탈탈 털면서 입을 열었다. 전생에 분명 오리였음에 틀림이 없다. 그의 입은 사람의 입이 아니고 분명 오리주둥이다. 큰 거구치고는 제법 걸음을 사뿐히 옮겨 책상 사이로 걸어 내려온다. 두 손을 포개 일자로 세운 후 지인 앞에 멈추어 서더니 오리주둥이를 쫑끗하더니 머리를 옆으로 꺾으며 침을 꼴깍 삼킨다. "Good Morning, my dear, I'm glad that you made it today1x Hum... let's see what we have here, Is that hickey on your neck? Ha?" 지인은 입 속이 껄끄러져옴을 느끼곤 혀를 올려 잇몸에 고정시켜 윗 이빨로 받혀주며 창 밖을 내다보았다. 시카고 미시간 호수를 등지고 우뚝 서있는 나무들은 단풍의 끝머리지만 아침 햇살을 받아 오렌지와 자두의 중간색을 띄고 빨갛게 타오르며 흔들리고 있었다. 미친놈, 지 마누라 옆방에서 영어 강의하고 있는데 무슨 수작이란 말인가? 눈을 조금 가늘게 뜨고 레익 쇼올: Lake Shore 이 꾸부러지는 길목에 세워진 회색 돌 벽에 쌓여 있는 도서실을 바라보았다. 금요일 점심 먹기 전에 3시간 채워 준다고 립스틱 수녀님하고 약속했는데... 아이들은 웃고 소리에 정신이 모았다. 지인은 옆으로 무언가 슬그머니 다가오는 걸 느꼈다. 그리곤 그녀의 목 아래에 보이는 붉은 점이 키스 마크인가를 확인이라도 하려고 숙여진 얼굴이 있음을 알아챘다. 안경 속에 눈알과 지인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매비앙코의 숨결이 확 전
4644;져 왔다. 순Dz
85;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얼떨결에 손을 들어 코앞에 있는 안경을 확 밀어 재꼈다. 웃음은 순식간에 차가운 얼음으로 변해버렸다. 매비앙코 교수의 안경이 실험실 콘크리트바닥에 동그라져 나가 있었다.
단 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