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와 대면한다
 꼭 찍어 어느 나라를 지목할 것도 없이 40퍼센트가 넘는 수송부담률을 기록하는 지하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만 그 안은 대체로 조용하다. 정적을 깨는 것은 삘릴리~ 울려대는 휴대폰 소리. 진동으로 해두면 좋으련만 왜 굳이 소리나게 해놓는 것일까. 혹시 자신을 찾아줄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는, 걸려오는 전화를 한통이라도 놓칠 수 없다는 비장한 심정때문은 아닐까?
지하철은 연락이 두절되기 쉬운 공간이다. A사, B사, C사 모두 통화권역이 자유롭다는 광고문구를 늘어놓지만 그것도 말뿐, 정작 지하철을 타고가다 보면 통화권에서 벗어나 휴대전화에 나타난 안테나가 가물가물 사라질라치면 짜증부터 난다. 짐짓 바깥 세상과 단절되는 시간, 불안감이 슬며시 고개를 내민다. 사방 캄캄한 지하철은 눈둘 곳조차 마땅치 않다. 앞 사람 쳐다보기도 민망하고, 광고판은 이미 눈에 익어 지루해졌다. 옆사람한테 어디까지 가시냐고, 세상사는 얘기나 하자고 말 붙였다간 무슨 이상한 사람 취급받기 딱 좋다. 이쯤되면 책 이나 신문 을 든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옆 사람의 신문을 기웃거리는 것도 여간 눈치보이는 일이 아니다. 다행히 누군가 신문을 두고 내리면 얼른 집어들고 평소 관심도 없었던 경제면까지 꼼꼼이 읽는다.
여기서 잠깐, 지하철의 역사 를 더듬어보면 지하철이 처음 개통된 것은 1863년 1월 10일로 영국의 메트로폴리탄철도회사에 의하여 런던시 중심에 건설된 6.4킬로미터 구간이다. 그뒤 미국의 시카고에 지하철이 개통되었으나 그 당시의 지하철은 모두 증기철도여서 승객들은 기관차에서 내뿜는 연기 때문에 몹시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진다. 전기철도로 된 것은 1890년이었고 역시 영국 런던의 지하철이 최초였다. 전기에 의한 지하철은 그뒤 각국의 대도시에 보급되어 1896년 영국의 글래스고, 1900년 프랑스의 파리, 1901년 미국의 보스톤, 1902년 독일의 베를린, 1907년 미국의 필라델피아, 1908년 미국 뉴욕에 건설, 개통된 뒤 오늘날 세계 각국의 여러 도시에서 운행되고 있다. 동양에서의 지하철은 1927년말 일본 동경의 우에노∼아사쿠자 사이의 2.2킬로미터가 처음으로 개통되었다.
사방이 꽉 막힌 지하철, 홀로 남겨진 나는 생각에 빠져든다. 오늘 만났던 사람, 만나서 했던 일들, 내가 했던 말들을 곱씹어 본다.
나는 '나'와 대화한다. 누구 하나 말 걸어오는 사람 없는 곳, 시선 둘 곳 없는 어둠과 폐쇄의 공간에서 내가 주목하는 것은 결국 '나'다. 휴대폰에 다시 안테나가 들어오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나는 또 세상과 만날테고, 누군가를 찾아 부지런히 움직이겠지만. 나는, 지하철에서 잠시 세상과 안녕하고 '나'와 대면한다.
이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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