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음식을 먹다보면 느끼게 되는 것. 참으로 여러 나라의 음식이 조화된 이국적인 음식을 가진 나라란 생각. 베트남 요리는 여러 나라의 영향을 받은 다국적 요리다. 베트남은 중국의 지배하의 영향을 입어 그들의 음식이 중국 음식과도 비슷하고, 근접한 태국요리와도 비슷하다. 또한 프랑스요리가 식민지였던 그들의 미각에 미친 여파는 가이할 지경이다. 중국요리 보다는 덜 느끼하고, 태국요리 보다는 향기가 덜한 특색을 지닌 베트남 요리를 살펴보자.
베트남의 주식은 우리와 같이 밥이다. 그 외에 각기 다른 반찬이 존재한다. 여기서 꼭 알아두고 넘어가야 할 점은 아직까지 베트남에는 냉장고가 그리 일반화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쉽게 상하는 음식들은 사다 놓을 수가 없다. 매 끼니 때마다 음식을 사다 먹곤 하던 우리 나라의 60~70년대를 연상시킨다.
베트남인들은 흔히 '껌
라 불리우는 것이 아침 식사로 이용되곤 한다. 반미라 불리우는 바게트 빵에 대한 얘기를 빼놓고 지나갈 수가 없다. 베트남인들은 미국인들이 베이글을 들고 아침 출근을 서두르는 것과 비슷하게 반미를 들고 거리를 활보한다. 성인 팔둑만한 길이에 겉 껍질은 딱딱하고, 속은 그보다 조금 연하다. 베트남인들은 그 안에 고기나 야채 같은 것을 함께 넣어 먹기도 한다. 아시아권의 나라치고, 아침에 빵을 즐겨 먹는 나라는 아마도 베트남을 빼곤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 이 반미는 프랑스 식민지 시대에 잔재라고도 할 수 있는 것으로서 베트남 주식에선 빼놓을 수 없는 것. 아침이면 곳곳에 간이 식당을 펴고, 반미를 파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베트남 반찬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늑으암과 반짱이다. 늑으암은 한국의 멸치젓, 오징어 젓, 새우젓 같은 젓갈 발효음식이다. 늑으암 맛이 좋은 집의 아낙네는 다른 음식솜씨도 좋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늑으암은 베트남 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본 요리로 설명될 수 있다. 또한 반짱은 베트남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음식이기도 하다. 얇고 둥근 모양의 쌀웨이퍼(rice paper)를 물에 적셔서 그 위에 야채와 익힌 고기 종류를 넣어 먹는 것이다. 반짱은 말린 쌀 웨이퍼이기 때문에 오랜 기간 동안 보관이 가능하며 가볍다는 이유 때문에 유난히 전쟁의 상처가 깊었던 베트남인들과 오랫 동안 친숙한 인연을 맺어 온 음식이기도 하다. 베트남 전쟁사에 빠지지 않고 함께 했던 반짱. 부채로도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와 두께이며, 햇빛 가리개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더운 나라에서 낼 수 있는 아이디어...
한국의 관광객들이 베트남 여행길에 그 나라 음식에 잘 적응하는 이유는 베트남에도 우리 나라처럼 간장과 마늘, 고추를 즐겨 먹기 때문이다. 특히 고추와 마늘은 한국과 비교해서 훨씬 맵다. 늑으암이나 반짱에 기본으로 들어가는 주 재료이기도 하다.
베트남인들의 식습관 한가지. 음식을 먹을 때 긴 젓가락만을 사용해 음식을 먹는다는 사실. 젓가락질을 못하는 서양인들에겐 아주 곤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작은 소스 그릇 만한 그릇을 들고 젓가락질을 하는 것이다. 일본인들처럼 자연스레 그릇을 들고 먹으며, 국이나 스프 같은 것들은 훌훌 마셔버리기 일쑤다.
자 이쯤해서 베트남의 기호식품으로 얘기를 넘겨보자. 베트남 남성들이 좋아하는 3대 기호품은 담배, 맥주, 커피이다. 혹시 베트남의 길거리에서 아이와 아버지가, 남학생과 남자 선생님이 함께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거들랑 놀라지 마시길, 그것이 또한 베트남의 예절이다. 통계에 의하면 20대 이상 80% 이상의 베트남 남성들이 담배를 피운다고 한다. 애연가들에게 희소식은 이나라엔 흡연통제 구역이없다.
베트남인이 즐겨 마시는 술은 맥주다. 베트남 현지에서 생산되는 맥주의 종류는 20여가지가 넘는다. 웬만한 곳마다 맥주공장이 들어서 있다. 노천카페마다 빽빽하게 들어찬 사람들이 저마다 사이공 맥주인 333이나 독일 맥주인 하이켄, 타이거 맥주를 들고 마시고 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한다. 우리 나라 사람들처럼 서로 술을 권하니 베트남에 가거들랑 술 조심하시길. 건배를 할 때 건강을 위하여란 말로 '죽숙쾌 (chuc suc kheo) 를 외친다. 어떤 모임 장소이건 간에 맥주는 빼놓을 수 없는 기호품이다.
베트남인들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기호품은 또한 커피다. 베트남은 인도네시아에 이어 아시아에서 2번째 커피 수출국이다. 그래서인지 베트남 거리에 가보면 곳곳에서 커피를 파는 카페를 발견할 수가 있다. 그만큼 대중적이란 얘기와 통한다. 그밖에 재미난 사실은, 베트남인들이 아이스크림을 아주 좋아한다는 것. 베트남인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의 하나가 아이크림 먹기이다. 혹시 베트남 친구네 집에 초대를 받아 가게 될 경우 남자에게는 술을, 여자에게는 화장품을, 어린아이에게는 케익을 선물하길 추천한다.
리사 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