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도 입고 다닌다는 그 유명 디자이너의 의류회사명이다. 아마 미국의 중류 이상 계층의 여성들 중 이 브랜드의 의류를 하나쯤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같은 고가품의 의류 일 지라도 Versace(베르사체)나 Channel(샤넬)이 성공한 남자들이 디자인한 여자들을 위한 브랜드라면 도나 캐런은 성공한 여자들, 즉 캐리어 우먼을 위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 급속도로 신장한 케이스이다. DKNY는 이 유명 디자이너의 보다 대중적인 브랜드로서 전 미국의 백화점 어디에서나 분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곳 Sweatshop(저 임금의 노동 착취 방적 공장)에서 행해진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 유린 사항을 보고 있으면 기가 막힌다. 일주일에 80시간 노동, 초과시간 임금 지불거부, 근무중 화장실 사용금지, 동료들과의 잡담 금지, 가족 중 아픈 사람이 생기거나 하는 급한 경우에도 외부와의 일체의 연락을 금지하는 등 꼭 우리나라 70년대 방직 공장의 여성 노동자들에게 행해졌던 작태들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이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을 파면하고 공장 문을 닫은 후 조용해지면 장소를 옮겨 다시 공장을 연후 순종적인 노동자들만 다시 고용하고 반항적인 노동자들은 블랙 리스트를 작성해서 아예 취직 길을 막아버리는 것 까지도 그대로이다. 이에
(National Mobilization Against the Sweatshops: 스웹샵에 반대하는 이들의 모임)에서는 도나 캐런에게 이런 비인간적인 노동상황을 개선하고 노동자들의 인권을 유린한데에 대해 공개 사과할 것을 촉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이에 별 반응이 없자 지난 11월 29일 맨하탄 35가 방적 공장 지대(Garment District)에서 대대적인 규탄 시위를 가졌다. 이날 노동자들은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모두들 마스크를 쓴 채 시위에 참석해야 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한 유태인 여성 운동가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유태인들이 100년 전에 당했던 것과 똑같은 상황이 100년 후인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애초에 이 나라는 인디언들의 피와 흑인 노예들의 희생 위에서 세워졌으나 시대가 바뀌어도 아일랜드인, 유태인, 이태리인, 폴랜드인, 그리고 그 다음은 아시아인과 라틴 아메리카 등 21세기에 접어든 지금도 국적만 바꾸었을 뿐 이들 이민자 출신 노동자들의 상황은 달라진게 없다. 팩스 아메리카나 시대의 이 막강무적의 대국은 도대체가 이민자 들의 피와 땀을 기반으로 하지 못하면 지탱해 나갈 수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날 캠패인의 제목은 "Ain't I a woman?"-"나는 같은 여자 아닌가?"이었다. 이 구절은 1851년 노예 출신의 흑인 여성인권 운동가 서저너 트루스(Sojourner Truth)의 연설문 중 한 구절이다.
'저기 저 남자가 말하네. 여자란 마차를 탈 때나 도랑을 건널 때 도움을 받아야 하며 어디를 가더라도 가장 좋은 자리를 배당받아야한다고.... 그러나 누구도 내게 좋은 자리를 양보하지 않네. 난 같은 여자 아닌가? 나는 남자처럼 일하고 먹을수 있는 한 남자만큼 먹지. 물론 매질도 그만큼 당하고..... 나는 여자 아닌가? 나는 아이를 낳았지만 그 대부분이 노예로 팔려 나갔지. 그리고 어머니로서의 고통의 눈물을 흘릴 때 예수님 이외에는 누구도 귀기울여 주지 않았네. 나는 여자 아닌가?'
150년이 지난 지금도 600불이 넘는 도나 캐런의 코트가 만들어 지기 위해서는 여성 이민 노동자들이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아가며 혹사 당해야 하는 현실은 별로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그들 역시도 같은 여성 아니던가? 이곳 대형 백화점인 Macy's 앞에서의 데모에서 한 백인 남성은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 대만이나 한국같은 아시아 국가들은 스웹샵을 기초로 해서 오늘날 세계적인 강국이 되었다. 모든 이민자들은 애초에 스웹샵에서 고생하면서 기반을 닦아 나가는것이다.' 이 말에 한 집회 참가자는 대꾸했다. '그렇다. 내 부모는 그곳에서 건너와서 스웹샵에서 나를 교육시켰다. 그러니 이제 내가 그 시스템과 맞서 싸울 차례이다.' 옆의 백인 여성 경찰관이 물었다. '당신 대체 직업이 뭐냐?" '대학에
9436; 여성
;학 가르친다.'
아시아인은 전 미국 인구의 4 %밖에 안된다. 그러나 의사, 변호사, 대학 강사, 컴퓨터 계열등의 첨단 직종에서의 아시아계의 인구는 이미 무시할수 없을 정도의 비율이며 미국 최고의 영재들만 모아놓아 국가에서 무상으로 교육시키는 스타이븐슨 고등학교에서 아시아 학생의 비율은 40%가 넘는다고 한다. MIT는 Made in Taiwan의 약자라는 농담까지 있을 정도이다. 이렇듯 아시아 인은 가장 급속도로 미국 주류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민족이다. 그리고 가장 평화적(?)인 민족이다. 대학가에서 전단을 나눠줄때 보면 가장 호응이 없는 인종이 바로 아시아 학생들이다. 가장 협조적인 인종이 흑인들, 그 다음이 백인, 라틴인 순서이다. 그래서 유색 인종 그룹 중에서도 가장 정치적 영향력이 없는 인종으로 무시당하고 있다. 선거 자체를 안하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아예 관심을 둘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계층적 편차도 심하다. 이렇듯 전문 직종의 잘사는 아시아인들의 뒷편에는 스웹샵에서 저 임금으로 혹사 당하는 갓 이민 온 노동자 계층이 있다. 이들 노동자들은 하나같이 '미국 스웹샵의 노동 상황은 자국의 노동 상황보다도 더 열악하다'고 입을 모은다.
락 그룹 Rage Against the Machine이 앨범, "Evil Empire"에서 규탄했던 바로 그 스웹샵, 그곳에서 혹사당하고 있는 민족은 바로 우리와 같은 황색 인종이다. 그들이 규탄했던 현실은 우리와 그리 멀지 않은 셈이다. 그리고 슬프게도 그 스웹샵 주인중 일부분은 한국에서 돈더미를 싸매고 들어온 한국인이라는 사실...
LA 폭동에서 보듯 유색 인종이 같은 유색 인종을 유린하며 시스템을 개선하기보다는 그 가해자로 기능하며 그 사회의 주류에 편입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P ALIGN="JUSTIFY">김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