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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여자 열번째

첫 번째

그것은 거대한 욕망의 분출이었다. 그저 안으로만 삭이고 있던 내 안의 악마가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부딪쳐서 무찔러 버리자는 나의 판단, 그러나 난 그것이 금방 다른 감정으로 쉽게 변질 되리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아주 지쳐 보였다. 아니 아주 많이 늙어 있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가죽의 늙음. 사람은 나이가 들면 가죽이 늙어 간다는 말을 실감하게 해주는 그의 피부의 나이 듦의 흔적. 그의 피부는 많이 지쳐 있었다. 손을 잡아도 끈적이는 느낌이 들었다. 예전처럼 활기 있어 보이지도 않았고, 그리고 싱싱해 보이지도 않았다. 아마도 시간이 흘렀기 때문일 테지만, 나의 마음의 변화가 한몫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리란 것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가슴속의 앙금을 정리한다는 것은 여간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의 눈빛은 슬퍼 보였다. 그리고 내게 베푸는 그의 정성은 끔찍스러웠다. 그래서 더 서글펐다.

"잘 지냈어?"

"응"

"우리 어디 갈까? 뭐 맛있는 것 먹으러 갈까?"

우리가 도착한 곳은 예전에도 다녀간 적이 있었던 양수리 부근의 카페였다. 강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카페 그래서 좋아하던 그곳. 그는 기특하게도 그곳을 기억해 낸 것이었다.

부스럭거리며 안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든 그의 손은 앙상하게 말라 있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담배 연기가 허공 중으로 사라져 갈 때까지 그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눈은 재떨이에게 고정되어 있었고, 간간이 나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 잘못을 저지른 어린 아이가 엄마에게 혼나기 전에 보이는 반응과 흡사한 그런 표정이었다.

사실 난 그를 탓할 마음이 없었다. 단지 그를 보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아서, 그래서 그냥 그에게 전화를 걸었을 뿐이었던 것이다. 무슨 단판을 내리려던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세월의 힘, 힘이 이렇게 클 줄이야.

신기하게도 난 그에게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거만하게까지 보이는 나의 행동과 눈빛은 그를 당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도대체 내가 변한 것이 무엇이었던가. 단지, 그를 만나지 않았다는 것, 사람과의 단절을 시도했다는 것, 그리고 어줍지 않게 소설을 쓴다고 내 안에 갇혀 있었던 것 외에, 그리고 한편의 소설을 완성 시켰다는 것 외에 그 1년 동안 내가 한 일이란 아무 것도 없었다. 가끔 엄마에게 전화가 오고, 마른반찬과 김치를 번갈아 나르던 그녀의 눈빛을 애써 외면했다는 것 외에 내가 한 일이란 아무 것도 아무 것도 없었던 것이다.

"하린아, 너 많이 이뻐졌다. 그리고 많이 변했어. 예전 같지 않아. 예뻐지긴 했는데, 예전처럼 나긋나긋하지가 않아."

"나긋나긋? 내가 언제 그랬던가?"

"응, 너 내 앞에선 언제나 그랬는데... 혹시 남자 생긴거지?"

"푸후.."

난 그저 한숨 섞인 웃음을 터뜨렸을 뿐이다. 그렇게도 날 모르는 사람, 자기 식으로 인생을 사는 사람의 발언.

돌아오는 차안에서도 그는 여전히 나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집까지 바라다 줘도 돼?"

처음으로 그는 집까지 바래다주고 싶어했다. 한번도 집 앞까지 나를 데려다 준 적이 없던 사람이 그날은 내게 바래다 주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포장마차 앞에서 나는 내렸고, 내가 길 모퉁이를 돌아 사라질 때까지 떠나지 않고 헤드라이트를 반짝이며 그 자리에 있었다.

침대에 쓰러졌을 때 와락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그 눈물은 나의 어떤 감성을 자극하여 흐르는 것이었을까? 처음으로 느껴보는 그의 모습의 초라함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동정심이었을까? 나의 사랑에 집착에 대상에 대한 변해버린 나의 감정 때문이었을까?

내가 그날 밤 눈물 흘리며 괴로워했던 것은 그에게 잘 대해 주지 못하고 돌아온 나의 대한 자책 때문이었다. 그 밤 내내 난 그가 못 견디게 그리웠다. 할 수만 있다면 다시 그를 위해 그 밤을 지세워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렇게도 가지고 싶었던 사람, 그렇게도 애태우며 기다렸던 사람에게 이제 지칠대로 지친 모습으로 나의 사랑을 갈구하던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그를 위해 연극을 해도 되었을 것을... 난 후회했다. 그리고 흠뻑 땀을 흘리며 선잠을 자야만 했다.

다시 만나면 정말 그를 위해 모든 시간을 받치리라.

내가 서 있는 곳은 그이 사무실 지하 다방 앞이었다. 그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응, 나야, 시간 있어? 나 지금..."

전화 벨에서 뚜우뚜 하는 신호음이 들려 왔다. 그는 그렇게 변해 있었던 것이다.

"뭐 마실까? 커피? 녹차?"

그러나 난 그의 말에 쌀쌀 맞게 대꾸했다.

"아무거나"

여전한 나의 시큰둥함, 밤새 내내 그를 생각하고, 잘 대해주리라, 진정 사랑스런 마음을 그에게 보여주리라 다짐했던 나의 각오는 수포로 돌아가고 있었다. 투정인지 아니면 보상심리인지 아니면 정말로 나의 마음이 돌아선 것인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화장실 거울 속의 나의 입술은 사내의 입을 기다리고 있었고, 부라우스 위를 올라오른 무르익은 젖꼭지는 피어오르는 꽃봉오리의 성숙한 모습이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내가 잊고 있었던 그 세월 사이에 난 참으로 여자다운 모습으로 변해 있었던 것이다. 윤이 나는 긴 머리카락, 균형 잡혀 빠진 몸매, 그리고 물이 오른 입술. 그러나 내가 꿈꾸던 그는 그 사이 참으로 많이 늙고 지쳐 있었던 것이다. 내가 그토록 사랑하던 사람이 말이다. 내가 사랑한 그 사람의 겉모습이 아니었건만...

남자가 한순간에 늙는 다는 것, 그것은 어떤 이유가 있어서일 것이다. 난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그 이유의 단 하나가 바로 나이길 나 때문이었길 듣고 싶었던 것이다. 내가 그랬듯이 말이다.

그날 난 광화문 근처의 일간신문사에 들렀다. 그리고 그 동안 내가 써온 소설 뭉치를 신문사 문화부에 내밀었다. 얼마후면 일간지에서 뽑는 신문문예 응모작이 마감을 하기 때문이었다.

"아, 너 소설 쓰느라 연락이 없었던 것이구나."

그 사람은 그렇게 넉살 좋게, 그리고 기분 좋은 눈빛으로 나의 원고 뭉치를 보았다. 그리고 내가 신문사 입구로 들어설 때까지 나의 원고 뭉치를 가슴에 안은 채 배웅을 해 주었다.

"아마 좋은 결과가 있을거야. 그런데 어떤 내용인지 정말 궁금하다."

난 대답 대신 미소를 지었을 뿐이었다. 그는 쓸쓸한 등을 보이며 다시 회사로 발길을 돌렸다. 그는 변해 있었다.

리사

다음 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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