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개가 넘는 이곳의 라디오 채널중, 필자가 가장 즐겨듣는 스테이션은 K-Rock 채널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습관처럼 틀어놓는 이 채널에서 디제이가 록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말을 들었을때는 그러려니 햇었다. 그런데 그 콘서트 제목이 "Dysfunctional Family picnic" 이라는 말을 듣고는 뒤집어 지는 줄 알았다.
정말이지, 이곳 사람들의 유머 감각에는 도저히 못당하겟다. 이 콘서트의 게스트가 Hole, Live, Limp bizkit, 그리고 Rage against the Machine 이라는 말을 듣고는 '와아'하고 감탄했다. 요사이 잘 나가는 주류 록스타들로 집결되어 있지 않은가? 후에 전설적인 너바나의 자살한 커트 코베인의 미망인이자 그녀 자신이 유명한 여성 록 스타인 커트니 러브가 이끄는 Hole 이 나올수 없게된 대신, 화이트 좀비의 보컬, 롭 좀비가 나오게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Hole이 나오지 않았다고 표를 물러 달라고 항의하는 애청자들에게 DJ가 '이봐요. 나라면 그 노래 못하는 커트니 러브를 보느라 1시간 동안이나 고문 당하지 않게 된걸 하늘에 감사하겠어. Hole 하나 때문에 다른 게스트 들을 놓치는건 너무 아깝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입 걸은 디제이 말이 아니더라도 게스트가 정말 환상적이었다.
Rage against the machine 하나 만으로도 이 공연은 봐 둘만한 가치가 있지 않겠는가? 이 좌파 성향의 하드코어 밴드는 미국의제국주의 정책과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공격적이고 노어린 하드코어 음악에 담아 분출해 냄으로써 전 세계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고 있는 밴드이다.
이 골때리는 제목의 합동 록 콘서트가 열리는 롱아일랜드의 존스 비치는 맨하탄에서 기차로 약 30 분 정도 가야하는 거리에 있었는데 바로 여성 록 페스티벌 Lilith Fair가 열리는 그곳이다. 이런 실외의 아레나에서 열리는 공연은 오랫만이었는데 무대뒤로 바다가 보이도록 오픈 디자인한 물위에 스테이지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공연은 오후 3시부터 시작해서 다음날 새벽까지 진행되었는데 장엄한 일몰과 하늘에 무수한 별들과 무대 뒤로 펼쳐진 바다 같은 대자연의 변화하는 풍광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시간이 지루하지 않을 정도였다. (9시간이나 꼼짝않고 앉아서 바다를 바라 보노라니 시시각각으로 바다 색깔이 다르게 보인다는 것을 새삼 깨닫았다.)
첫 무대는 Blink 182가 장식했는데 전형적인 펑크 밴드의 건들거리는 태도와몰아치는 음악이 한국의 드럭이나 이곳 맨하탄의 CBGB 같은 클럽에 가면 흔히볼수있는 그런 밴드였다. '우리는 펄잼의 팬이어요'라고 공룡밴드를 조롱하는 듯한 태도도 그러햇고... 펑크 음악의 특성이 우상파괴와 위선적인 사회를 조롱하는 태도라고 볼때, 시종 욕설이 난무하고 무대를 휘젓는 에너지 넘치는 이들은 음악은 비교적 펑상의 기본에 충실한 밴드라고 볼수 있었다.
그 다음 출연자인 Kid Rock 은 별로 특기할만한게 없어 보이는 전형적인 하드코어 밴드였지만 특이하게 아이가 출연해서 보컬리스트와 함께 하드코어의 샤우팅 랩을능숙하게 구사하여 모든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그리고 다음 출연진이 Live였는데 솔직히 그들에 대한 나의 인상은 R.E.M의 마이클 스타입스 풍의 떨리는듯한 청승맞은 창법의 한물간 얼터너티브의 마이너 밴드라는 정도였다. 그래서 대체로 하드코어, 인더스트리얼, 테크노 일렉트로니카 같은 인디풍의 밴드가 주를 이룬 이번 공연의 출연진들과는 좀 동떨어진 게스트가 아닌가 싶었는데 왠걸, 다음의 Rage against the machine의 공연과 더불어 이번 공연에서 가장 잊지못할 멋진 무대를 보여주었다. 공연 후반부에 보컬리스트가 마치 고해성사라도 하듯 '록큰롤은 나의 종교입니다'라고 고백 했을때는 이 한무리의 승냥이같이 새캐스틱하고 Dysfunctional한 folk들도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여주었다.(이들이 얼마나 매서운 무리들인지는 다음의 롭 좀비의 공연때 여지없이 과시된다.) Wow,They are so awesome 하는 감탄사 속에서 나 역시도 저들의 앨범을 사야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들의 공연은 록큰롤의 힘을 진지하게 믿는 사람만이 할수 있는 그런 혼신의 힘을 다한 열정적인 공연이었다.
다음의 롭 좀비는 메틀 그룹, 화이트 보비의 보컬리스트 자신의 솔로 캐리어의 일환이다. 이들은 메틀 그룹,Black Sabath의 무거운 사운드를 계승하면서도 Kiss 같은 그룹의 연극적인면에서 영향을 받아 공포 영화같은 어둡고 충격적인 메틀 음악을 구사하는 그룹으로 유명하다. 이들의 앨범 자켓은 지나치게 선정적이라고 Wall Mart에서 판매를 금지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이 그룹의 보컬리스트, 롭 좀비의 솔로 앨범중에서 싱글 컷된 타이틀 곡 'Living dead girl'의 프로모션 비디오 클립을 M TV에서 보았는데 한귀에 쏙 들어오는 캣취한 멜로디가 아무리 들어도 80 년대 LA 메틀을 연상시켰고 비디오 클립 자체는 그가 같이 공연다니고 있다는 데스 메틀 그룹들의 그것을 연상시켰다. 요새 케이블의 음악 채널에서는 80년대 메틀을 전략적으로 리바이벌 시키기로 작정이라도 했는지 줄창 메틀 음악을 틀어주고 있고 당시의 스타들도 발굴해서 취재해주고 있는데 '너바나와 얼터너티브 음악붐이 우리의 캐리어를 말 그대로 끝장내고 말았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 앉을순 없다. 나는 다시 미국의 엉덩이를 걷어차줄 그 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햇던 말이 인상적이었다.
다음 칼럼에서는 블랙 사배스로 시작 하겠다.
김 호경